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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코앞 북한 섬들, 진지 요새화 작업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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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코앞 북한 섬들, 진지 요새화 작업 한창

[중앙일보] 입력 2012.11.23 03:00 / 수정 2012.11.23 06:04

해병 연평부대 르포
병사들 또 도발 땐 응징 각오
“숨진 전우 생각에 가슴 저려”

지난 19일 연평도 평화공원에서 해병대원이 2년 전 북한의 포격으로 희생된 고 문광욱 일병의 흉상을 닦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포 진지 벽의 뻥 뚫린 구멍. 그 주변에 콘크리트가 부서져 나간 무수한 흠집들. 북한의 연평도 포격 2주기를 앞둔 지난 19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의 포 7중대 진지엔 2년 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장병들의 전의와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보수를 하지 않은 채 놔둔 것이다. 진지로 들어서기 전 정문 위엔 “잊지 말자 연평도 포격전, 응징하자 적 도발”이란 구호가 걸려 있다.

 중대본부에서 포대까지는 검은색 드럼통이 줄지어져 있다. 기름 대신 모래를 채워 넣은 것들이다. 2년 전엔 없었던 시설물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유사시 장병들이 포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치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는 올 초부터 모래를 채운 드럼통 4000개와 모래주머니 30만 개를 사용한 교통호를 각 부대에 만들었다. 북한의 포격을 받을 경우 부대원들은 이를 통해 엄폐 상태로 잽싸게 포 진지로 이동할 수 있다.

 해병대는 공격 유형에 따른 대비훈련도 세밀히 나눴다. 군 관계자는 “포격, 공중도발, 해상침투 등으로 나눠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도 대폭 증강됐다. 연평도엔 K-9자주포를 18문으로 늘리고 병력도 증강했다. 자주포 진지도 한층 보강됐다. 북한 해안포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과 무인 감시장비인 전술비행선도 내년 상반기 도입된다. 훈련 강도가 높아지고 전력이 증강되면서 해병들의 사기도 올라 있다. 남자다워지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했다는 김보람(20) 상병은 “적이 다시 한번 도발한다면 모조리 가루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이곳을 방문해 “승전했다”고 격려하고, 정부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승전으로 규정하자 해병대는 반색했다. 주종화 해병대 정훈실장(대령)은 “포병은 공격을 받을 경우 대피하고 인근에서 반격하는 게 교리지만 당시에는 포탄이 쏟아지는 속에서도 13분 만에 반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군도 심상찮은 움직임이다. 최근 북방한계선(NLL) 이북의 갈도, 개머리, 장재도, 석도 등 북한 최전방 지역에서 진지공사를 위한 발파가 한창이다. 특히 지난 8월 김정은이 무도와 장재도를 방문한 이후 생필품을 실은 배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목격됐다. 동굴진지와 교통호가 새로 지어졌고, 건물 공사를 위해 100여 명의 인부가 동원된 것으로 군은 파악했다.

 당시 포 7중대장이었던 김정수 대위를 비롯해 생사를 함께했던 전우 5명도 이날 한자리에 모였다. 간부 16명 가운데 10명은 다른 부대로 전출갔고 1명은 전역했다. 심채운 중사는 “아직도 그때 전우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다”고 말했다. 행정관이었던 정경식 상사는 “한 달이 지나서야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포격으로 전화와 전기가 모두 끊어져 연락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포탄이 떨어졌을 때 가족들 얼굴이 생각났지만 잘 대피했을 것이라 믿고 부대를 지켰다.

 한편 연평도 포격 도발 2주기인 23일 오후 군은 서북도서 일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훈련을 진행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고 북한군의 기습에 대비한다는 차원이다. 육·해·공 전군이 훈련에 참여한다. 합참 관계자는 “서북도서 포격 도발과 기습 강점을 상정한 지휘소연습(CPX)과 실제 기동훈련(FTX)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실제 사격만 제외하고 전시와 똑같은 훈련을 한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연평부대는 K-9 자주포는 물론이고 동원 가능한 화력을 모두 참여시킨다. 공군 F-15K 전투기는 공대지 원거리 미사일인 슬램-ER과 합동직격탄(JDAM)으로 무장하고 이륙한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올해 말 전력화하는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도 동원된다. 서해에선 2함대 소속 함정 다수가 참여한다.

연평도=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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