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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대서 졸았다던 경찰관, CCTV 확인해 보니

감시대서 졸았다던 경찰관, CCTV 확인해 보니

[중앙일보] 입력 2012.09.20 03:00 / 수정 2012.09.20 11:00

대구 배식구 탈출 … 경찰 CCTV 공개 거부 속사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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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배식구 탈주범’ 최모(50·전과 25범)씨의 유치장 탈출 순간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화면에는 유치장 근무 경찰관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가 본지 취재진에 밝혔다. 경찰이 거듭되는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CCTV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탈출 순간을 전후한 1분여 동안의 화면에는 유치장 내부 모습과 함께 감시대의 책상이 절반 정도 찍혀 있다”며 “근무자는 이 감시대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화면에 잡힌 절반 정도 부분에는 경찰관의 모습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4시52분 유치장 근무자가 교대하는 장면은 화면에 잡혀 있는데 탈주 순간에는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치장을 감시하던 경찰관이 화장실에 가는 등의 이유로 근무석을 이탈했을 가능성과 ▶유치장 내에 있었지만 CCTV 카메라의 앵글을 벗어난 지점에 있었을 가능성의 두 갈래를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당시 근무자인 이모 경사 등을 상대로 강도 있게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씨의 탈주 직후 “근무자가 감시대에서 졸고 있었다”고 밝힌 발표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 경사가 4시52분에 근무교대를 한 뒤 의자에 앉아 졸았다고 밝혔다. 최씨가 배식구를 빠져나간 시각은 오전 5시다. 경찰은 또 최씨가 탈출을 위해 자신의 몸과 배식구 창살에 연고를 바르는 등 준비에 4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4시56분부터 탈출 준비 행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2층 휴게실에 있다가 근무 교대를 위해 내려온 근무자가 불과 4분 만에 책상에 앉아 졸았고, 탈출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는 설명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찰은 CCTV 화면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최씨와 함께 유치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해 왔다.

한 경찰관은 “시간대별로 직원이 보일 때도 있고 안 보일 때도 있지만 탈주 순간에는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며 “경찰 수뇌부가 CCTV를 공개하지 못하는 속사정이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홍권삼·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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