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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주최 대학생 기획·탐사 공모 우수상 3편

중앙일보 주최 대학생 기획·탐사 공모 우수상 3편

[중앙일보] 입력 2006.10.20 04:42 / 수정 2006.10.2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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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주최한 제5회 대학생 기획.탐사기사 공모전의 수상작을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수상자들이 지난여름 현장을 발로 뛰며 땀 흘려 만든 기사들입니다.

이혜경·신동민·황해원(왼쪽부터).
애물단지 된 '자원봉사 학점제'
한림대 신동민.이혜경.황해원


"'한번만 더 오라'고 사정해도 승낙하는 대학생은 열에 하나 될까요." 중증뇌성마비장애인 시설에서 7년째 일하는 사회복지사 김현성(32)씨에겐 자원봉사 학점제가 탐탁지 않다. 학점제 이후 1주일에 2~3시간 정해진 시간만 채우고 '도망치듯' 사라지는 대학생 봉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80여 명에 이르던 봉사자 수는 이젠 10여 명으로 줄었다. 김씨는 "학점과 상관없이 순수한 열정으로 찾아오던 선배들이 그립다"고 한숨지었다.

'이웃도 돕고 학점도 딴다'는 권유에 올 1학기 학교 봉사강의를 수강한 서윤미(연세대.19)씨. 그러나 서씨는 수업 첫 시간부터 실망스러웠다. 수업과 연계된 복지시설은 3곳뿐, 그나마 모두 아동과 혼자 사는 노인을 돌보는 일이었다. 서씨는 "대학 정식 강의라는데 실상 중.고생 의무봉사와 다를 바 없다"며 "앞으론 직접 봉사단체에 문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 학점제가 각 대학에 도입된 지 올해로 10년, 현재 160여 개 대학에서 520여 개 강좌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참여율은 떨어지고 있다. 가중되는 취업난과 더불어 대학생 눈높이에 못 미치는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 탓이라는 비판이 높다.


취재팀이 8월 대학 재학생 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봉사학점을 수강한 학생의 비율은 26%(52명)에 그쳤다. 미참가 학생은 '영어.전공 등 취업 준비에 바빠(56.8%)' '프로그램 중 보람을 느낄 만한 활동이 없어(29.7%)' 봉사학점제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점제 실시 이후 수업과 연계되지 못한 봉사단체에선 일손 구하기가 오히려 힘들어졌다. 단국대 '옥수야학'의 교무부장 김경민(20)씨는 "학점제 실시 이후 교사 구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졌다"며 "봉사기관 중 대학생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야학도 학점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별반 고려하지 않는 채용 문화도 문제다. 취재팀이 LG전자 등 7개 기업 인사 담당자들과 통화한 결과 봉사활동에 대해 가산점을 주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20대 조선족 "중국 응원" 67%
연세대 이상미


재중동포. '조선족'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이들은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한국인일까 중국인일까. 옌볜(延邊) 최대 시장인 서시장에서 주방기구를 파는 재중동포 김순애(37)씨는 "나는 항일운동가의 후손이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에 이바지한 사람들의 자손"이라고 말하며 재중동포들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느끼면서도 결국 중국인일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고민을 털어놨다.

◆ 국가와 민족이 달라 정체성 혼란=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월을 기준으로 할 때 중국에 거주하는 동포 수는 243만 명으로 재미동포(208만 명)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 중 215만 명의 동포는 중국 시민권이 있는 중국 국민이다. 기자가 7, 8월 인터넷과 서면을 통해 중국에 사는 동포 566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는 이들이 현재 한.중 양국 사이에서 어떤 입장에 놓여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국가(중국)의 미래와 함께하는가'라는 질문에 30~50세의 경우 92.4%, 20대 이하의 경우 7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자신의 미래를 민족(조선족)의 미래와 함께하는가'라는 설문에는 30~50대 88.7%, 20대 이하 78.8%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변대 민족교육원 최문식 원장은 "우리 재중동포들은 국가와 민족 사이에서 균형 있고 객관적인 민족의식을 가져야 하지만 중국에서 민족교육은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 '낳은 정보다 기른 정'=연변대에 재학 중인 이승황(22)씨는 "한국에선 재중동포를 외국인 취급 한다"며 "중국에서 우린 어엿한 국민이라 중국이 더 좋다"고 말했다. 서시장에서 한복 가게를 운영하는 재중동포 김춘화(46)씨는 "한국에 대해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 생각하지만 우리 세대와 자녀 세대는 민족의식이 다른 것 같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30~50세 재중동포들은 한국과 중국의 축구경기가 열린다면 '중국을 응원하겠다'는 응답이 50%였지만 20대 이하의 경우 67%에 달했다. 20대 이하 응답자 중 '한국을 응원하겠다'는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이들이 한국을 '가까운 외국'정도로 여기는 것에 대해 연변과기대 안병렬 교수는 "한국인이 재중동포를 대할 때 우월감을 버리고 평등한 관계 속에서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희·김덕환·김도원(왼쪽부터).
상가 안전관리 무방비 … 동대문 벼룩시장 고민
고려대 김준희.김덕환.김도원


옛 동대문축구장에 들어선 '동대문 운동장 풍물시장'. 2003년 청계천 복원이 시작되자 이곳에 있던 3000여 개의 노점상들이 옮겨와 터를 잡은 곳이다. 현재 남아 있는 노점은 894개로 과거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도 오가는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며 물건을 팔던 이들은 '운동장 안'으로 숨어들었다.

풍물시장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문미숙(53)씨. "새 서울시장이 여길 공원화한다니 2, 3년 뒤면 여기도 헐릴 텐데…". 청계천 주변 상인이라도 상가 소유주나 세입자가 아니었던 노점상들은 동대문운동장에 '한시적으로 수용된 것'일 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계획대로 동대문운동장이 공원으로 바뀌면 이들은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장사를 접어야 할 형편이다.

서울시 건설행정과 안근 주임은 "운동장 공원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상인들의 이전 문제 역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동대문 패션 타운 앞에서 만난 김진성(20.가톨릭대 2)씨는 '풍물시장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난생 처음 들어봤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풍물시장 상인들은 2003년 11월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시에 상가 홍보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서울시의 기본 입장은 '노점=불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시와 상인들의 입장 차는 법과 현실 사이에 있다. 불법 노점에 대해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어떤 지원이나 대책도 없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가 관리는 서울시가 전적으로 맡고 있는 것도 아니고 상인들이 전담하는 것도 아닌 형태가 돼 안전이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풍물시장 터는 서울시에서 임시로 제공한 것이지만 이곳 시설의 대부분은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동대문 풍물 벼룩시장 특별위원회 장용모 홍보국장은 "전기.가스 모두 상인들이 돈을 모아 직접 설치했다"고 밝혔다. 전기시설은 한전과 계약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지만 가스시설은 도시가스가 아닌 LPG를 사용하고 있어 안전 문제가 걸려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가로환경추진반의 전기성씨는 "전기시설 안전은 대행업체가 맡고 있으며 가스시설은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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