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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처럼 … 40대 산모 40% 자연분만

이영애처럼 … 40대 산모 40% 자연분만

[중앙일보] 입력 2011.11.25 01:38 / 수정 2011.11.25 02:09

[J 스페셜 - 금요헬스실버] 늦둥이 자연분만 위험하다는데
35세 넘은 예비 엄마들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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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올 2월 한류 스타 이영애(40)씨가 남녀 쌍둥이를 출산했다. 이씨의 출산이 세간의 관심을 끈 이유는 불혹(不惑·40세를 이르는 말)의 나이에 초산으로, 게다가 자연분만으로 쌍둥이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 후 자연분만에 대한 고령 예비 엄마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35세 이상이면 고령 산모로 분류한다. 20대에 비해 신체조건이 좋지 않게 돼 자연분만이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속설이 깨지고 있다. 요즘 40대 산모 10명 중 4명은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는다.


지난 6월 초 임신부 김금주(43·서울 성북구)씨는 출산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병원에 입원했다. 서서히 진통이 밀려왔지만 참을 만했다. 밤샘 진통 끝에 다음 날 새벽 4시에 양수가 터졌다. 아기가 나온다는 신호였다. 오전 8시에 분만촉진제를 맞았다. 그로부터 3시간의 진통 끝에 건강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무통주사도 맞지 않은 순산(順産)이었다.

 김씨도 한때는 제왕절개를 생각했다. 마흔이 넘은 데다 초산이다 보니 주변에서 자꾸 권했다. 그러나 김씨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다는 종전의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임신 중 몸이 무거워 많이 움직이지 못하자 음식을 조절했다. 무·당근·양파·표고버섯 등 야채를 우린 국물에 현미 떡을 넣은 떡국을 자주 먹었다. 덕분에 만삭 때도 몸무게가 7~8㎏(대개 15㎏)밖에 늘지 않았다. 아기도 3.57㎏으로 평균에 가까웠다. 김씨는 “임신 전에 5~6년 정도 요가를 꾸준히 했는데 그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43살에 첫 아이를 자연분만한 김금주씨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집에서 6개월 된 아들 김민철군을 돌보고 있다. [최승식 기자]

 김씨 주치의 서울대병원 전종관(산부인과) 교수는 “나이가 많다고 제왕절개를 하지는 않는다”며 “아기의 자세가 거꾸로 돼있거나 이전에 자궁수술을 한 경우 등 제왕절개가 더 낫다고 판단할 때만 수술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대에 자연분만한 산모가 의외로 많다. 지난해 자연분만한 40세 이상 여성은 4425명으로 2001년(2000명)의 2.2배에 달한다. 45세 이상도 지난해 117명이 자연분만에 성공했다. 40~44세 이상 산모의 40%, 45세 이상 초고령 산모의 35%가 자연분만으로 애를 낳았다. 25~34세 산모는 10명 중 6~7명인 점에 비하면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심평원 급여평가실 전혜영 부장은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2001년 8.4%에서 지난해 19.6%로 증가했는데도 자연분만이 늘면서 전체 제왕절개 비율이 40.5%에서 36%로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는 위험한 산모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병원에서도 추세가 비슷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자연분만한 40세 이상 산모는 2009년 29.7%에서 지난해 44.6%로 늘었다.

 고령 산모들이 자연분만에 도전하는 배경에는 검사 기술의 발전이 있다. 염색체 이상을 확인하는 양수 검사나 해부학적인 기형을 찾는 초음파 검사, 심장기형을 찾아내는 심장에코 검사 등이 그렇다. 삼성서울병원 김종화(산부인과) 교수는 “엽산을 임신 3개월 전부터 복용하면 무뇌아와 같은 신경관 결손 기형을 예방할 수 있는데 이 같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임신이 널리 확산된 것도 고령 산모에게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령 산모에게 장기 입원은 20대보다 부담스럽다. 자연분만 후에는 2~3일 만에 퇴원할 수 있다. 제왕절개(대개 일주일 입원)보다 훨씬 짧다. 돈도 안 든다(제왕절개는 20% 부담). 건강보험에서 모두 부담한다. 수술을 안 하니까 출혈이 적고 합병증 위험이 작다.

 그렇다고 환상은 금물이다. 자연분만을 하면 아기의 머리가 좋아진다거나 면역력이 좋아진다는 말이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필요할 때는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평원은 ▶임신하면서 고혈압이나 당뇨가 오거나 ▶자궁에 종양이 있거나 자궁수술을 한 적이 있을 때 ▶태아 체중이 4㎏이 넘거나 ▶37주 미만의 조산일 때 등의 상황에서 제왕절개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산모의 연령이 35세 이상일 때도 상황에 따라 제왕절개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한 뒤 둘째 아이를 자연분만 하려면 이것저것 잘 따져야 한다. 차의과대학 차움 박지현(산부인과) 교수는 “제왕절개 후 최소한 1년 이상 경과했는지, 현재 태아의 크기나 위치가 어떤지를 잘 고려해 자연분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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